토랜스 조은교회 독서방을 통해서 간송 전형필을 보게 되었다. 그림을 좋아하고 그리는 필자로서 신윤복의 단오풍정을 오래전에 유화로 그려서 집에서 매일 보면서 즐기면서도 이 그림이 어떻게 우리나라에 보존 되었는지를 모른체 살아온 것에 대해 부끄러움과 함께 간송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한층 뜨겁게 느껴졌다.
간송은 대 재력가 집안에서 장손으로 태어났다. 그는 가족들의 잇단 죽음으로 인해 엄청난 재산을 젊은 나이에 물러받았다. 이러한 시기에 그는 외사촌 형인 박종화의 소개로 당시 최고의 고서화 감식안이었던 위창 오세창으로부터 문화 유산에 대한 안목을 길렀으며 휘문고등학교 미술교사였던 고희승으로 부터 조선의 문화를 지키는 선비가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서 이 많은 재산과 젊음을 문화재 수집에 바친 그의 삶은 우리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간송은 1929년 스물넷에 서울과 경기·충청·황해도에 논 4만마지기(800만평)를 지닌 만석꾼 지주이자 미곡상으로 부를 쌓아온 전씨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가 되었다. 그는 외사촌 형, 박종화의 소개로 만난 오세창이 서화를 모으는 일은 재물도 있어야 하고, 안목도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내와 지극한 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 크 스승의 뜻에 받들어서 1938년 수집품들을 모아 간송미술관의 전신인 보화각을 열었고 보성학교 등 교육사업에도 애썼다.
여기 한예로 간송이 골동품상 장형수로에게서 친일파의 거두 송병준의 집에서 불쏘시개감으로 타버릴 그림 21폭, 글씨 21폭 모두 42폭에 이르는 화첩을 1500원을 지불하면서 “장선생 이번에 정말 큰일을 하셨소” 했다.
전형필은 나중에 6.25전쟁으로 그동안 모아둔 많은 문화재가 산산히 흩어지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다시 사 모으는 일과 보성중고등학교의 재정사고로 재단의 빚을 갚기위해 가족들까지 극심한 쪼들림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는혼신의 힘을 다해 빚을 다 갚은 후에 신우염으로 쓰러져 1962년 1월 26일 57세로 생을 마감헀다.
간송 전형필은 작품속에 배어있는 예술가의 혼과 정신세계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감상한 사람인 것 같다. 그의 문화유산의 사랑과 인격과 열정, 끈기에 대해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에 코리안 어메리칸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은 우리문화의 보존을 위헤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본다. 끝으로 이 책을 써 주신 이충렬님께도 이런 멋진 우리조상을 후대들에게 소개해 주셔서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드리고 싶다.
